
투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단순 예적금 및 부동산이 아닌 국내 주식부터 해외 주식, 선물, ETF, 채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금융상품에 참가하는 일반인들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몇해 전, 핀테크 열풍을 일으킨 P2P 상품에 대한 개인들의 수요도 상당하다.
P2P 금융상품은 처음에는 단순히 일반 투자자들이 모여 집단을 이루고 이 집단이 한 개인에 대출해주는 방식의 단순한 투자구조가 주를 이루었지만, 결국 1금융권에서 추가 대출을 일으킬 수 없는 개인이 P2P를 통해 대출을 받다보니, 자연스레 신용문제가 불거지며(채무불이행)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을 보는 경우가 생각보다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그리곤 언론의 뭇매와 대중의 야유를 받으며 급격히 소외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P2P 금융에는 단순 개인 대출채권외에도 담보대출, 구조화 상품(PF, 자산유동화 등)도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일반 개인이 P2P 업체에서 투자할 수 있는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구조화 금융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얘기해보고자하는 것은 구조화 금융 중에서도,
부동산 PF를 P2P화 시켜 일반 대중이 참여할 수 있게 만든 상품인데,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 PF의 리스크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텍스트로 제공되는 표면적인 리스크를 최대한 어떻게 분석할 수 있는 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이쯤되면 눈치챘겠지만, 글이 조금은 길어질 수 있다.
#. 부동산 PF
부동산은 우리가 잘 알고있는 부동산(토지 및 건물)이고, PF(Project Finance)란 특정 사업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재원으로 상환되는 금융상품이다.
뭔 얘기인지 잘 와닿지가 않는다.
그냥 P2P 업체의 부동산 PF 금융구조를 바로 만나보자.

네모 4개와 화살표가 서로 왔다 갔다하는게 보인다.
일단 등장인물은 여기서 4개다. 빠르게 정리 들어간다.
1. 대출자 = 시행사 = 사업주 = 건축주
- 땅을 사서 무언가를 지어 부동산 가치를 높여 갖다 팔고 싶은 기업이다. 우리는 얘네한테 돈을 빌려주고 이자와 원금을 상환받게 된다.
2. 시공사 = 건설사
- 말 그대로 시공사(건설사)다. 시행사가 원하는 건물을 지어주고 공사비를 받으려는 애들이다.
3. 신탁사
- 신탁사는 시행사의 '무언가'를 '어떤 형식'으로 맡아주는 회산데, 이 '무언가'와 '어떤 형식'에 따라 신탁의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여기서는 '무언가'가 '토지'이고 '어떤 형식'이 '관리형'이다.
- 시행사가 땅을 신탁사로 넘기고, 신탁사가 해당 사업의 제 3자로 사업을 관리해서 해당 사업에서 나오는 자금을 2. 시공사에게 공사비로 배분하고 4. 대주(대출자)에게 이자와 원금형태로 배분한다.
- 신탁사가 관리하는 영역이 넓어질수록, 시행사가 신탁사에게 부담하는 신탁보수도 자연스레 커진다.
4. 대출자 = 대주
- P2P 부동산 PF 상품에 투자하는 우리다. 여기서는 개인들의 돈을 모아 50억원을 만들어 1. 시행사에게 사업자금(공사비, 토지비 일부 등)으로 쓰라고 빌려주게된다.
각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리스크는 상이하면서도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우린 4. 대주의 입장이기때문에
우리가 어떤 형식으로 돈을 대주는지 살펴보면 된다.
우리는 '대출채권'의 형식으로 시행사에게 '대출'해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사업에서 나오는 자금으로 '이자'를 상환받을 수 있는지, 또 '원금'을 상환받을 수 있는 지 살펴보면 된다.
그러면 일단 '이 사업'이 뭔지 살펴봐야 한다.


우리가 투자하는 상품은 만기 13개월짜리의 연 13%의 금리를 제공하는 고금리 상품이다.
사업개요를 대충보니 이태원 6호선 녹사평역 인근에 고급빌라 29세대, 1층 상가 구성의 1개동을 지어서 분양하겠다는 말 같다.
좀 더 자세히보니, 우리가 대출해주는 대출채권의 상환순위는 3순위다.
고급빌라를 분양해서 들어오는 분양대금(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재원으로 대출을 갚게될텐데 우리보다 먼저(1,2순위) 상환받는 애들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우리의 LTV는 65.9%로, 미래에 지어질 해당 건물의 가치(여기서는 완판됐을때 받을 수 있는 총 분양대금으로 산정해놓았다) 대비 65.9%만 시장에서 쳐준다면 우리 대출금을 상환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르게 얘기하면, 다 지어진후 파는 방식이었다면(후분양) 65.9% 분양되었을때 우리가 투자한 금액을 전액 회수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공사비도 나가고, 짓기 전/후의 분양대금이 사업비(공사비 등)와 대출 상환재원으로 쓰이는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이는 또 틀린 말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대출채권'형식의 투자이기 때문에 '이자'와 '원금'의 상환재원이 나올 수 있는지 분석하면된다.
그리고 여기서 상환재원은 1. 분양대금 / 2. 동일구조 리파이낸싱(대환대출) / 3. 다 지어진후 미분양호실에 대한 담보대출금이다.
2. 리파이낸싱과 3. 준공후 담보대출의 경우 미래의 불확실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실제로 1. 분양대금이 잘 안들어와 2. 3. 방법으로 P2P업체가 투자자들 원금상환을 계획한다면 예상치못한 연체가 발생할 수 있다. + 이는 전체적인 딜 구조에 대한 이야기이고 실제로는 P2P 대부분이 기존 대출 만기까지 n회차 2. 리파이낸싱을 진행하여(현재와 같은 구조의 신규 투자자 모집) 대환대출의 형식으로 기존 투자자들 원금을 상환하다 만기때 최종적인 사업수지를 가지고 만기 상환을 계획한다.)
무엇보다도 1. 분양대금이 잘 들어올 수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즉, 사업성이 얼마나 있는가를 봐야한다.

첫번째 의문은 여기에 고급빌라를 지어서 평당 얼마에 분양하면, 잘 팔릴까? 어떤 사람이 살까? 일반 중산층은 아닐텐데? 와 같이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판단은 각자에 맡기고,
이 글을 쓰고 있는 2020. 12월 현재 46.2%가 분양(세대수 기준이 아니라 총 분양대금 중 분양된 호실의 분양대금 비중)되었다고 어니스트펀드가 말해준다.
고급빌라치고 분양은 그럭저럭 된거 같고,
그렇다면 도대체 분양률 몇 %를 달성하면 분양대금만으로도 우리 대출금이 상환될 수 있는지가 궁금해진다.
이 개념을 EXIT 분양률이라고 하는데, 이 숫자를 알면 직관적인 리스크 검토가 가능하다.
어니스트펀드에 회원가입을 하지않아서 인지 몰라도 예전엔 제공되었던 정보같은데 이 건의 경우 나와있지 않다.... 어디갔지...?
만약 EXIT 분양률이 45%라고하면 현재 분양률이 46.2%니, 수분양자들이 스케쥴대로 중도금이랑 잔금을 잘 납부하면 우리 대출금 상환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LTV가 65.9%인 이상 EXIT 분양률이 45%일리는 없다)
두번째 의문은 시행사가 사업 도중에 망하면? 시공사가 망하면? 이란 점이다.
아무리 분양이 잘될 것 같아도, 대출만기 전에 시행사나 시공사가 망하면 우리는 과연 어떤 돈으로 상환받을 수 있을까?
건물이 짓다가 중단되었는데 수분양자들이 중도금, 잔금을 낼까?
각설하고 얘기하자면 본 건은 신탁사로 소유권이 넘어가 있는 상태라, 시행사의 시행권 포기각서, 시공사의 시공권 및 유치권 포기각서를 미리 받아두는 PF 관행상 둘다 망해도 어찌저찌 사업을 진행시킬 수 있는 여지는 되지만,
실제로 이런일이 벌어지면 대체 시행사, 시공사 선정부터 협의해서 정해야하기 때문에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리 만무하고, 사업이 자연스레 지연되면서 이미 분양계약된 수분양자들의 분양계약 파기, 각종 민원 등 난항이 예상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무튼 이러한 위험을 사전에 검토하기 위해서 시행사 및 시공사 분석자료를 봐야한다.
시행사의 경우 레버리지를 최대한 일으켜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무제표보다는 해당 사업장 말고 다른 사업을 하고 있는게 있는지, 하고 있다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봐야(분양률이 잘 나오고 있는지, 무리한 신규사업 추진을 하고 있진 않은지)하고,
시공사의 경우 재무제표 분석과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는 우발채무(특정 이벤트 발생시 시공사의 채무가 발생하는) 비중이 과도하진 않는지, 이태원에 설계대로 고급빌라를 잘 지을 수 있는 업체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 여기에다 이태원에 고급빌라를 살만한 사람들이 이름 모를 건설사가 짓는 고급빌라를 과연 살까? 라는 의문도 가져야 한다.
정말 최악인 경우는 건물이 짓다가 다 지어지지 못하고 그대로 서버리는 경우다. 흉측한 채로.
투자자들은 사업부지(토지)를 신탁구조로 담아놨지만 이 짓다만 건물이 지상에 존재하는 부동산의 가치가 과연 얼마나 될까? 누가 이를 승계해서 잘 지어줄까?
이를 대비해 PF 구조에 채권보전(리스크 완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장치로 들어가는 것이 바로 '책임준공 확약(미이행시 채무인수)'이다.
시공사가 여하한 경우에도 불구하고 일단 다 짓긴 하겠다는 것이다.
시공사만 튼실하다면, 어찌저찌 사업에 난항이 있더라도 짓긴 다 지어서 건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고, 설령 분양(판매)가 잘 되지 않았더라도 앞서 말한 3. 미분양물건(호실)에 대한 담보대출을 받아 PF 투자자들의 대출채권을 상환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이번 사업장의 시공사인 엘티삼보의 경우 일하다 한번 다뤄본지라 다행히 익숙한 기업이다. 기존에는 삼보이엔씨라는 회사였는데, 주로 관급공사 토목공사 위주로 사업하다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몇개 지으면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었다. 시공사치고 주택건설사업을 별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무제표도 괜찮고, 나름 장외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회사였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채무인수가 일어나면 끔찍할테지만, 어지저찌 책임준공 확약을 실제로 이행할 능력은 되어보인다.
***
정리하자면, 위에 첫번째 두번째 의문이라는 카테고리를 달았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하위 질문이 정말 끝없이 이어진다.
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히고 섥힌 PF 금융구조이기 때문에도 그렇지만, 부동산이라는 특성도 그렇고 계량적으로 측정하기 힘든 리스크요소도 많다.
다만, 내가 다룬 P2P 부동산 PF 상품의 경우 46.2%의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는 지라 우리보다 선순위인 채권(1,2순위) 상환재원 확보는 어느정도 해둔 상태인 것으로 보여서, 설령 이 분양률이 정체된채로 만기까지 간다고 하더라도 3. 미분양물건에 대한 담보대출로 전환하여 우리 몫을 상환할 수 있을 것 같긴하다.
여기에 1군 건설사는 아니지만, 나름 탄탄한 애들이 책임준공을 확약해준다니 시공 리스크는 생각보다 작을 것 같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보자. 이 상품은 13개월 만기의 13% 짜리 고금리 상품이다.
13%라는 금리를 거져주진 않는다. 우리가 모르는, 빠트린 정말 중요한 리스크가 더 있진 않을까?
'# 금융구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신종자본증권] 발행조건의 이해, 리스크 분석하기 (0) | 2021.01.14 |
|---|---|
| [리츠REITs] 상장 리츠 금융구조, 리스크 분석하기 (0) | 2020.12.28 |